더클래식 「야간비행」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유정임 옮김
'사랑한다는 것, 오직 사랑만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막다른 길과 같다!'
리비에르는 사랑하는 일보다 더 중대한 의무가 있을 것이라고 어렴풋이 느꼈다.
그것 또한 애정일 테지만 다른 애정과는 사뭇 다른 것.
어떤 문구가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문제는 그 애정을 영원토록 하는 것이다.....'
이 구절을 어디서 읽었던가?
'당신이 당신 자신 안에서 추구하는 것은 죽어 없어진다.'
그는 페루의 잉카에 있는 오래된 태양신의 사원을 떠올렸다.
산 위에 곧게 세워진 그 돌기둥들.
그 돌기둥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인간을 그토록 무겁게 압도하는, 회한처럼 내리누르는
그 강력한 문명에서 무엇이 남았겠는가?'
고대의 지도자는 무슨 냉혹한 명목과 무슨 기이한 사랑을 내세워
산 위에 신전을 세우라고 강요하고,
그렇게 그들의 영원성을 세울 것을 명령했을까?'
인간이 스스로의 나약함을 깨닫는 순간
그것은 찾아온다.
그러면 온갖 실수가 현기증처럼
우리를 엄습하는 것이다.
그는 생각했다.
'우리는 영원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어떤 행위나 사물이 갑자기 의미를 상실하는 것을
보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 순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허함이 드러나게 되고....'
'목표는 어쩌면 아무것도 정당화하지 못한다.
하지만 행동은 우리를 죽음에서 구원해준다.
그들은 그들이 만든 배 한 척으로 오래 살아 버틸 수 있었던 것이다.'
<야간비행>은 지상에서의 평온한 삶을 대가로 치르게 되며,
그것은 인류 전체의 이익을 내세워 이루어지는 모든 행동에 가려진
개인적 희생의 의미를 반성하게 한다.
개인의 소소한 행복을 희생시켜 도달한 인간의 위업은
과연 가치있는 일인가?
그렇다면 누구에게?
그리고 희생된 개인은 자기 삶의 의미를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독서가's Room' 카테고리의 다른 글
4.<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_우밍이_202201003 (1) | 2022.10.03 |
---|---|
2.<인간의 대지>_생텍쥐페리_20220320 (0) | 2022.04.03 |
1.<월든>_헨리 데이비드 소로_20200104 (0) | 2020.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