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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가's Room/보르헤스

[독서일지] 허버트 쾌인의 작품에 대한 연구

민음사 「보르헤스 전집2 - 픽션들 中」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     내용

 

‘나’라는 화자는 ‘허버트 쾌인’이라는 한 사망한 작가에 대한 작품론을 작성하고 있다.

허버트 쾌인은 사망 직후 많은 언론사들에 의해 작품이 저평가 되었지만, 화자가 생각하는 허버트 쾌인과 그의 작품은 저평가 될만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허버트 쾌인의 작품은 『미로의 신』, 『에이프럴 마아치 April March』, 『비밀의 거울』, 『선언』의 순으로 쓰여졌는데, 그의 작품은 매번 새로운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독자 개입의 여지가 늘어나는 형태로 작품이 발전해왔다. 그리고 마침내는 독자가 작품의 나머지 부분을 창작하는데 참여하는 단계에까지 도달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화자는 자신의 소설인 「원형의 페허들」이 허버트 쾌인의 소설 『선언』 속 세번째 이야기 「어제의 장미」에서 비롯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2.     형식

 

- 작품론의 형식을 빌어온 구성.

- 액자식 구조 : 가상의 작가의 작품에 대해 가상의 작품론을 쓰고 있는 ‘나’.

- 현실과 허구를 오가는 환상적 리얼리즘 기법 : 허구의 작가의 작품을 논리적으로 비평하면서 그 작가가 마치 실존하고 있는 것처럼 만드는 기법.

- 상호 텍스트적 글쓰기.

 


 

3.     분석 포인트- 허버트 쾌인의 작품 변화

 

독자의 개입 여지가 늘어나는 형태로 발전

 

- 1933『미로의 신』 - 마지막 한 문장으로 앞에서 사건을 해결해온 모든 과정을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보게 만드는 탐정소설.

- 1936『에이프럴 마아치 April March』 - 시간적으로 거꾸로 씌어 있고, 가지처럼 갈라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소설.

- 19XX『비밀의 거울』 - 『에이프럴 마아치』의 3막 구조에 대한 보완으로 2막으로 구성된 영웅에 관한 희극.

- 1939『선언』 - 8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두 의도적으로 끝맺음 되어 있지 않아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창작했다고 믿도록 만드는 소설.

 


 

4.     분석 포인트작가와 독자의 경계가 무너진 관계

 

작가=독자 수용미학

“쾌인은 늘 독자란 이미 멸종된 종족이라고 주장하곤 했다.”

“문학이 제공하고 있는 많은 행복 중에서 가장 최고의 것은

창조성이라고 단언하곤 했다.”

: 작가는 독자 스스로 상상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도록 발화점을 제시하고 독자는 작가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상상을 유도당하면서 그 작품을 함께 완성시키는 단계에 이른다.

 

쾌인의 작품에서 비롯되어 완성된 보르헤스의 작품 상호 텍스트성

“허영심에 얼이 빠진 독자는 자신이 그것들을 창작했다고 믿게 된다. 나는 세번째 이야기 「어제의 장미」로부터 「원형의 페허들」이라는 작품을 유추해내는 순진함을 보였다. 이 작품은 나의 작품집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에 실려 있다. ”

: 「원형의 페허들」은 실제로 보르헤스 자신의 이 작품 「허버트 쾌인의 작품에 대한 연구」를 쓰고 난 뒤에 발표되었다. 또한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에 세번째로 실린 작품이므로 「어제의 장미」와 순서가 같다.

 

 

 

 

※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전문적인 문학분석 또는 읽는 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