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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가's Room/보르헤스

[독서일지]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민음사 「보르헤스 전집2 - 픽션들 中」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     내용
 
리델 하르트가 쓴 『유럽 전쟁사』 속에서 프랑스를 향한 영국의 공격이 5일간 미뤄졌던 이유가 단순히 ‘폭우’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록된 사건에 대해 훗날 ‘유춘’이라는 박사가 당시 사건의 진상과 전말을 구술한 진술서. 
진술서 속 주인공 ‘유춘’은 중국인이지만 독일의 첩보원이다. 비밀 작전 수행중 아일랜드계 영국 군인 ‘리차드 메든’에게 발각되어 쫓기는 신세가 되고, 자신이 알아낸 기밀인 영국 포병대가 있는 도시의 이름을 대장에게 알리기 위해 한가지 묘안을 낸다. 
전화번호부를 뒤져 영국 포병대가 위치한 도시의 이름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사람을 찾아낸 후 그를 찾아가 죽임으로써 대장이 신문에서 그 암호를 읽어낼 것을 기대한 것.
스티븐 알버트라는 이름의 영국인을 찾아간 유춘은 그가 자신의 고조부가 쓴 소설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을 연구하는 중국학 학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로부터 고조부의 소설이 추구했던 심오한 철학세계에 대해 한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토론하며 깊은 감동을 받는다.
그러나 메든 대위가 도착했을 때, 결국 유춘은 알버트를 총으로 쏴 죽임으로써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그러나 유춘은 죄책감을 피할 수는 없었다. 



 
2.     형식
 
- 진술서를 표방한 구성. 
- 액자식 구조 : 가상의 책 『유럽 전쟁사』 속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시간을 진술서의 형태로 복원하면서, 진술서 속에서도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이라는 가상의 소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음. 
- 현실과 허구를 오가는 환상적 리얼리즘 기법 : 『유럽 전쟁사』, 『홍루몽』 등의 실존하는 책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실존하지 않는 소설인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이 실존하는 것처럼 그려냄.



 
3.  분석 포인트Ⅰ- ‘미로’에 대한 상징성
 

▶ 미로 = 소설 『끝없이…』 = 우주 = 시간(삶) --> 상징성

미로 = 소설 『끝없이…』
“한번은 취팽 선생이 말했습니다. ‘은퇴해서 책을 쓰겠다.’그리고 다른 한 번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은퇴해서 미로를 만들겠다’ 사람들은 모두 두 가지 일을 떠올렸습니다. 아무도 책과 미로를 동일한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거지요.”

미로 = 소설 『끝없이…』 = 우주
“취팽 스스로 생각했던 것처럼 『끝없이…』은 우주에 대한 하나의 이미지 입니다.”

미로 = 소설 『끝없이…』 = 우주 = 시간(삶)
“나는 한 사람이 어떤 사람들의 적이 되거나, 적이 아니었을지라도 어떤 순간에 적이 될 수 있지만 한 나라의 적이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반딧불, 언어, 정원, 물의 흐름, 석양과 적이 될 수 없듯이 말이었다.”


: 유춘이 메든을 피해 교차로가 나올 때마다 왼쪽을 선택해 알버트의 정원에 도착하는 과정은 마치 미로에 든 모습과 같고, 인생에 있어서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하는 인간의 삶의 모습과 유사하다.

 


 

4.  분석 포인트Ⅱ – 보르헤스가 본 ‘동양적’ 시간에 관한 개념 
 
“당신의 조상은 뉴턴이나 쇼펜하우어와 달리 획일적이고 절대적인 시간에 대해 믿지 않았습니다. 그는 시간의 무한한 연속들, 눈이 핑핑 돌 정도로 어지럽게 증식되는 분산되고 수렴되고 평형을 이루는 시간들의 그물을 믿으셨던 거지요.”

 

뉴턴 or 쇼펜하우어의 시간 VS 취팽의 시간
서양적 시간 개념 VS 동양적 시간 개념
획일적, 절대적 VS 그물적(미로)
인간의 밖에 있는 시간 VS 인간의 안에 있는 시간
물리적 시간 VS 정신적 시간

 

 

 

 

 

 

※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전문적인 문학분석 또는 읽는 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