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명상] 5일차
완전히 혼자가 되었을 때의 나를 좋아한다.
그때의 나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같다.
울창한 숲속에 홀로 들어서면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한동안 가만히 있는다.
처음에는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신선한 숲의 냄새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고나면
아찔하게 흐르는 전율에 온몸이 부르르 떨리고
너무 좋아서 입가에 웃음이 실실 났다.
온 세상이 내것 같았다.
그때의 내가 좋았고,
그렇게 잠깐 머물고나면
다시 도시로 돌아가서 얼마간은 견딜 수 있었다.
올레길을 찾고 또 찾았던 이유였다.
도시에서는 이렇게 울창한 원시림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만난다 해도 어쩐지 혼자 머물고 있으면
어디선가 낯선이가 나타날까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올레길에서 그런 걱정은 없었다.
평일 이른 아침
그런 외딴 숲속에 찾아오는 이는 드물었고,
있다 해도 그는 대체로 제 갈길을 가기 바빴기에
나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지쳐있던 내게는
세상에 혼자있는 느낌
모든 것에서 단절되어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해도 되는 시간
그런게 필요했던 것 같다.
숲은
그렇게 나에게 회복의 장소가 되어주었다.
명상에 잠길 때
나는 가끔 그 장소에 간다.
외딴 그 숲속에 홀로 앉아있는 나는
평화롭고 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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