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지] 원형의 폐허들
민음사 「보르헤스 전집2 - 픽션들 中」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 내용
어느 날 갑자기 버려진 원형 신전에 나타난 ‘도인’은 꿈을 통해 완벽한 한 인간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처음에는 꿈 속에서 여러 학생을 가르치는 것으로 완벽한 인간을 양육하고 그 중에서 가장 완벽한 인간을 가려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만다.
실망한 그는 자신의 몸을 정결하게 한 후 다시 꿈에 든다. 꿈 속에서 그는 하나의 심장과 마주하게 되고, 꿈을 통해 하나의 구체적인 육체를 가진 인간을 1년에 걸쳐 창조해낸다. 하지만 그에게는 영혼이 없어 죽은 사람과 마찬가지였다. 또다시 실망한 그는 육체의 인간을 모두 부숴버린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의 도움을 구하기로 한다. 기도 끝에 잠이 든 그는 <불>의 신을 만나 그로 하여금 신을 찬양하게 하는 조건으로 자신의 소원했던 완벽한 인간에게 생기를 불어넣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그는 자식이 자신이 ‘꿈’이라는 것을 자각하지 않도록 기억을 지운 채 다른 신전으로 떠나보내야만 했다. 이로써 그의 인생의 목표는 완결되었다.
하지만 그는 신전을 찾아온 뱃사공들을 통해 북쪽 신전에 있는 자신의 아들이 불 속에서도 타지 않는 도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고, 그로 인해 스스로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이때 자신이 머물고 있는 불의 신전이 불타오를 때 불타지 않는 자신을 발견한 그는 자신 또한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2. 형식
-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 마치 독자가 꿈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비논리적이고 환상적인 서술을 기반으로 함. → 이러한 서술 기법이 독자로 하여금 문학적으로 미적 체험을 가능하게 함.
3. 분석 포인트 Ⅰ – 원형(circle)
‘원형’의 신전 = 우주, 세계
“원 모양의 경 내는 오래 전 화재가 있기 전까지는 신전이었다…..그는 버려지고 부서진 사원이 마음에 들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에게 있어 가시적인 세계의 가장 최소치였기 때문이다.’
“묵묵한 학생들의 무리가 원형 경기장의 계단식 좌석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자신의 작업을 재개하기 위해 그는 달의 원반이 완전히 둥그래지기를 기다렸다.”
“새벽이나 황혼이 되면 그는 자신의 비현실적인 아이가 강 아래 있는 다른 원형의 신전에서 같은 제식을 올리고 있을 것이라 상상하며 석상 앞에 몸을 부복하곤 했다.”
‘원형’ = 영원회귀 or 윤회
“그는 자신 또한 자신의 아들처럼 다른 사람에 의해 꿈꾸어진 하나의 환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모든 책은 하나의 책
4. 분석 포인트 2 – ‘완전한 인간’을 만들기 위한 과정
교육 |
심장 |
신 |
정신 |
육체 |
영혼 |
이성(지성) |
감성 |
영성 |
타인을 통한 습득 |
자발적인 노력 |
신의 도움을 구함 |
실패 |
실패 |
실패 |
→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예술가의 모습.
: 그것이 한낮 꿈에 불과할지라도 그 맹목적인 노력은 계속된다.
→ 니체의 ‘초인’ 사상
: 자신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창조하는 사람(도인은 아들과 같은 초인이 되었다)
※ 초인 = ‘짜라투스트라’ = 조로아스터교 (불을 숭배하는 종교)의 음에서 따온 것이라고 함. 조로아스터의 본명이자 그리스식 발음.
※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전문적인 문학분석 또는 읽는 이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